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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 리뷰/2012년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 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럼 누가? (84)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 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럼 누가? (84)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다 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럼 누가? (84)

플라톤의 변명, 향연 등을 통하여 소크라테스의 죄의 진실을 밝히며

"악법도 법이다"라는 잘 못된 상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왔는지 쉽게 풀어낸다.

이 책 중간 중간에 있는 읽기 자료 역시 유익하다.

그 중 우리가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4대 성인이라는 말은 서양에서 온 말이 아니라는 이야기에 대해 소개한다.

4대 성인은 일본의 불교 사상가 이노우에 엔료가 처음 만든 말로 현재의 4대 성인과는 좀 달랐다.

당시에는 공자, 석가, 소크라테스, 그리고 칸트가 들어 있었다.

처음에 이렇게 시작되었던 세계 4대 성인이라는 발상은 엔료 이후에 일본의 윤리 사상가인 오츠지 테츠로에 의해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네 명이 되었는데, 테츠로는 인류의 위대한 도덕적 스승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을 뽑았다고 한다.

20세기 초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서구 문물을 일찌감치 받아들인 일본, 1905년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 만큼 강했던 일본은

서구에서 별다른 관심을 갖지 않던 아시아의 사상과 서구의 사상을 섞어

4대 성인을 만들어 형식상으로 아시아의 사상과 서구의 사상을 동등한 반열에 올렸다.

그러나 이런 기획은 군국주의 일본에 의해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를 일본 중심으로 묶는다는 대동아공연권으로 이어졌다.

상식을 상식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악법도 법이다"라는 소크라테스가 말햇던 그릇된 상식에 대해 다시 알아야 한다.

1980년 군국주의 시대와 군부 독재 시절에 똑같이 "악법도 법이다."가 강조되고 소크라테스가 오명을 뒤집어 섰다고 한다.

1960년대 이후 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했다고 배웠는대, 교과서에 명시적으로 없으니 어떻게 된 일일까?

아무리 비판적인 사람이라도 학교에서 소크라테스가 4대 성인이며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했다고 하면 대부분 수긍할 것이다.

이렇게 소크라테스가 하지도 않았던 말을 했다고 국민 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몰상식의 상식화가 진행될 수 있는 풍토는 도대체 어떤 것일까?

해석이 객관적인 근거에 토대를 두지 못하고,

국가의 이익에 좌우되어 잘못된 권위에 의존하며 권의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건강한 해석 정신의 부재에서 비롯되엇다는게 글 쓴는 사람의 생각이라고 한다.

지금이야 적어도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했다는 상식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아졌다.

하지만 지금도 세상에는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잘 못된 상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무서운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이제 우리는 사회에 건강한 해석 정신을 강조하며 실천해야 한다.

 

출판사 서평

소크라테스의 최후 변론, 배심원들을 놀라게 하다.

우리가 소크라테스의 말이라고 알고 있는 유명한 격언이 두 가지 있다. "너 자신을 알라."와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다. 정말 그럴까? 역사상 유명한 사람들이 남긴 명언은 종종 와전되는 경우가 많다.
인류의 위대한 선지자 가운데는 자기 자신이 글을 남긴 예가 드물다. 예수가 그렇고 석가모니가 그렇다. 그들의 언행이 지금의 우리에게까지 전해질 수 있는 것은 이들을 따르던 충실한 제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도 마찬가지다. 그에게는 플라톤을 비롯한 많은 명민한 제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소크라테스의 삶과 철학을 그의 대화법을 그대로 살린 형태로 남겨 놓았다. 그런데 플라톤이 남긴 소크라테스의 법정 최후 변론을 살펴보면 놀랍게도 소크라테스는 지혜(철학)를 더 이상 사랑하지 말라는 배심원들의 권고를 지킬 수 없음을 선언하며 스스로 죽음의 길로 들어선다. 아테네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수의 의견은 곧 국법에 해당한다. 말하자면 그는 국법을 어기겠다고 선언함으로써 그 대가로 목숨을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소크라테스의 불복종이 국법에 대한 수호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던 것일까?

소크라테스는 왜 탈옥을 거부했을까?
소크라테스에게 독배가 내려지기 전날 크리톤은 소크라테스가 수감되어 있는 감옥을 찾아와 그에게 탈옥하기를 권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크리톤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해 볼 것을 제안한다. '나라가 나에세 부당한 선고를 했다고 해서 국법을 어기는 것은 옳은 것인가?' 크리톤과의 이 마지막 대화가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해왔다. 독일의 라드부르흐 같은 실정법 사상가들은 소크라테스가 '법의 깨뜨릴 수 없는 성질, 법적 안정성을 위해' 순교한 것으로 해석하는 반면 촘스키 같은 사회 운동가는 미국의 시민불복종 운동이 소크라테스의 정신을 이어받아 악법에는 복종하지 않으나 그 형벌은 감수하는 도덕적인 태도를 견지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가 받아들이는 해석은 단 한가지다. 오랫동안의 국가주의 이데올로기가 강요한 해석이 그것이다. 이 책은 왜 우리 사회에서 소크라테스를 바라보는 시각이 한 방향으로 설정되었는지를 이 상식의 역사적 형성과정을 추적하여 흥미롭게 밝혀내고 있다.

상식을 반성하는 철학
이 책은 소크라테스의 그 유명한 대화법처럼 우리가 갖고 있는 상식의 보편타당성에 질문을 던지면서 철학하기의 진정한 의미에 대하 성찰해 보고자 한다. 소크라테스는 사회 속에서 실천하면서 산 대표적인 철학자다. 그런 점에서 그는 윤리적 삶의 원형을 보여 주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한국 사회에서 오랜 동안 오해받아 왔다는 점에서 소크라테스를 다시 생각하는 일은 우리 사회를 다시 반성해 보는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반성하는 삶, 그것은 소크라테스가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에서 건져 올려 현재의 우리에게까지 전해주는 진정한 삶의 의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