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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son3 : 직딩/박진심의 極韓여행

2021 서울 둘레길 논스톱 157KM 트레일런 후기

 

인스팅스 : 서울 둘레길 157KM 논스톱 대회

 

2015년 12월 25일 사막의 아들 유지성 대장님으로부터 시작된 "아주 슬픈 크리스마스 서울 둘레길 157KM 논스톱 트레일런"을 시작으로 18년까지 혹한기, 혹서기에 4회 동안 진행 되었다. 언젠가 나도 참가하고 싶단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한동한 행사가 중단 되다가, 인스팅스(https://m.smartstore.naver.com/osk/products/5067214481) 사용자 대상 20명 제한으로 대회가 개최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일주일 전 불수사도북 6UNDER로 신기록 달성 후, 몸에 부담이 갈까 살짝 걱정이 되었지만,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뛰어보겠어 몸 아프면 당장 포기해야지' 라는 생각으로 대회에 참가했다. 아직 100KM 이상 뛰어본 경험이 없는지라 욕심 부리지 않고 부상만 당하지 말자는 생각이었다.

ㅇ 장소 : 서울 월드컵 경기장 2번출구 (7코스 3분의 1지점)

ㅇ 일시 : 5월 8일 7시 (출발시간 7시10분) 

ㅇ 제한시간 : 30시간 

ㅇ 완주시간 : 22시간 32분

코스

 

[출처 :  https://trailseoul157k.com/ 5.1~7.31일까지 언텍트로 대회가 진]

 

아침 5시 30분 기상, 베스트, 스틱, 보조 배터리, 헤드랜턴, 보충제 등 행동식을 배낭에 챙겨 넣고 옷을 채비하니 6시가 되었다. 지하철 시간을 확인 하니 대회장 도착까지 30분 정도 여유가 있어 경복궁역 근처에서 국밥을 먹었다. 뛰면서 두 세번은 식당에 들러야지 라고 생각했는데, 아침의 식사가 마지막 식사가 될 거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그렇게 대회장에 도착, 20명 중 6명은 대회에 미참하였고, 나는 마지막 14번 번호표를 받고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서울 둘레길 7코스 봉산 - 앵봉산 : 17km]

 

 

7시 10분 대회 출발, 장거리 대회 인지라 처음부터 빨리 뛰는 참가자는 없었다. 불광천으로 진입, 나이스 타이밍으로 횡단보도를 건너 증산체육공원으로 도착하니 두 세분이 보인다. 나도 천천히 가자는 생각으로 오르막은 걷고 내리막과 평지를 달린다. 평균 8-9분 페이스를 유지했다.

[서울 둘레길 8코스 북한산 34.5km]

구파발역 도착 8코스는 둘레길 코스 중 가장 길고 누적 고도가 높다. 본래 천천히 뛰려고 계획 했으나, 출발점 부터 동반주로 오신 울트라마라톤 고수이신 전세환님이 계속 따라 오신다. 마지막 6코스 안양천부터 7코스 골인지점까지 20km이상 평지임울 감안 했을 때, 산지에서 시간을 벌어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창동 까지는 동반주를 하다, 형재봉 입구에서 부터 가속을 했다. 우이역에선 식당을 포기하고 편의점에서 음료와 김밥 한줄, 빵 하나를 하서 이동하며 식사를 했다. 중간에 핸드폰을 확인하니, 카톡방에 도봉산 탐방 지원센터 근처 카페 낙타에서 주최측에서 미숫가루를 지원해주신다고 한다.


미숫가루 한사발 들이키며 5분 정도 휴식, 유지성 대장님과 지수선배님 남산 찰스런의 찰스님과 얘기를 나눴다. 아직까지 컨디션이 좋다. 남은 거리를 3시간에 20km씩 나눠 24시간 안에 골인 할 계획이라고 말씀 드리니, 26시간 안에만 들어와도 빠른거라고 부담을 덜어주셨다.

[서울 둘레길 1코스 북한산 14.3km]


앞으로 이어질 1코스는 수락산, 불암산 둘레길로 업다운이 많다. 주의할 점은 채석장에서 덕릉고개가 아닌 우이역으로 잘 빠져나와야 한다. 2주 전 예행 연습으로 표시가 잘 안되 있다는걸 인지하고 있었다. 우이역을 지나 편의점에서 에너지 음료를 마시고 페이스를 좀더 올렸다. 백세문를 지나 화랑대역에 도착하니 두번째 CP가 보인다. 때마침 물이 부족했는데, 보급해주시니 감사 또 감사하다.

 

 60km 지점 도착, 이제 남은거리는 100km미만이다. 이 때부터는 살짝 몸에 피곤함이 느껴져, 몸에 힘을 빼고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서울 둘레길 2코스 용마-아차산 12.6km]

망우, 용마, 아차산을 넘는 2코스는 다른 둘레길 코스와는 달리 완만하게 산 정상까지 올라가야한다, 서울 100km 트레일런 대회때도 동일한 코스를 훈련한지라 그 때의 기억을 되살리며 중간지점인 용마산 깔딱 고개를 올랐다. 살짝 쥐가 내리려고 할 때마다 평지에서 걸어주니 조금씩 회복이 된다. 중간에 카톡을 보니 2등과의 거리를 15분가량 더 벌려놓았다.

뒤에 무섭게 오시는 전세환님은 화랑대 부터는 길잡이가 없다. 지인분은 사실 나의 지인 불도클럽 성권형님 이지만, 어느세 내가 아닌 나의 경쟁자 분의 길잡이가 되어 뛰시는 재미있는 상황이었다. (ㅋㅋㅋ) 화랑대 부터는 길을 잘아는 내가 유리한 상황. 거리를 벌어 놓은 상황에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2코스 마지막 생태공원에서 약수물을 받고 아차산 등산로 초입 미니스톱에서 편의점을 또 들렀다. 이제는 빵이나 초콜렛은 물린지 오래, 때마침 사과와 삶은 계란이 보인다. 얼른 구매하여 광나루역에 가기 전 사과부터 배어물었다. 운동 중 먹는 사과의 맛이 얼마나 상쾌하던지, 몸이 순간적으로 리프레시해진다.

[서울 둘레길 3코스 고덕-일자산 26.1km]

이 구간은 트레일런보다는 시티런의 성격이 강한 곳이다. 고덕 일자산의 고도도 낮은데다, 탄천, 한강 구강을 뛰어야 하기 때문이다. 본래 이런 코스에서는 약하지만 뒷 바람이 강하게 불어 계속 등을 미뤄주니 보다 수월하게 뛸 수 있었다.

[서울 둘레길 4코스 대모-우면산 17.9km]


4코스 수서역 마지막 cp에 도착하니, 날씨가 어두워졌다. 이 곳엔 스틱을 보관 해 두었기에, 여기서 부터는 스틱의 힘을 빌려 오르막을 오르고, 해드랜턴의 불빛을 의지하여 길을 잃지 않는게 중요했다.

마지막 cp에서 카페인과 초밥 물까지 보급해주시니 힘이 충전된다. 지금 부터는 정말 나와의 싸움, 빨리 가는 것보다 쉬지 않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 피로가 쏟아진다. 어둑어둑 새는 푸드덕 거리고, 고라니, 고양이들의 눈이 번쩍 번쩍, 다행인건 스틱의 힘을 빌리니 아직까지 속도 유지를 할 수 있다. 대모산 둘레길과 우면산 코스는 전체 구간 중 제일 익숙하지 않은 코스라 걱정을 했지만, 크게 알바(길을 잘못 들지 않고)하지 않고 잘 뛰었다.


[서울 둘레길 5코스 관악산 12.7km]

그렇게 사당역에 도착, 이제는 마지막 산길만 남았다. 도착지인 석수역 부터는 평지구간이 지루하게 이어지기에 체력을 최대한 남기고 완주하는 것이 관건이라 판단했다. 하여, 입맛이 전혀 없지만 초입 편의점에서 레토르 죽을 덥혀 억지로 입에 넣었다. 또 러닝중 먹을 음식을 구매해 가방에 넣었다. 트레일 울트라는 먹는게 정말 중요하다. 허기는 지는데 입맛은 없고, 또 먹어야만 뛸 수 있으니, 너무나 곤욕이다. 이럴 때는 간이 쎄게 밴 음식은 못 먹겠어서 바나나, 고구마 등 부드러운 자연식 위주로 구매해 가방에 챙갸 넣었다.

5코스 부터는 몸이 지친지 오래, 4코스를 이미 팔 힘으로 주파한지라, 팔 근육에 당장이라도 쥐가 올라올 기세다. 석수역 까지만 참고 가자라는 일념으로 뛰었지만 페이스는 현저히 늦어졌다.

[서울 둘레길 6코스 관악산 18km ]

우여곡절 끝에 석수역에 도착, 마지막 안양천 지루한 평지 코스만이 남았다. 여기부터는 걷지 않고 느리게라도 뛰면 된다. 시간을 보니 20시간 경과가 얼마 남지 않았다!! 생각보다 빠른 페이스에 몸은 피로하나 정신은 각성이 되었다. 다시금 편의점에 들러 에너지(몬스터) 음료와 팥죽을 데워 먹은 뒤, 스틱을 인스팅스 가방에 묶는다. 가방이 흔들림 없이 안착된 것을 확인 하고 안양천에 진입했다.

휴대폰 배터리 관리를 잘해 여유가 있다. 그 동안 아껴 두었던 배터리를 동원하여 음량을 최대로 높힌다. 1km 당 6-7분 뛸 수 있으니, 음악 두 곡이면 1km다. 너무 힘들 때는 음악 소리에 맞춰 이상한 소리를 내며 흥얼 거린다. 중간 쯤 뒤었을까? 카톡으로 전세환님과 석수역 도착 차이가 1시간 나는 것을 확인 했지만, 걷고 싶은 욕구를 꾹꾹 참고 계속 뛰었다.

새벽4시, 15km를 뛰니 한강 합수부에 도착날이 밝아오고 있다. 주최측에서 올림픽 경기장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자, 빨리보다는 다치지 말자는 생각이 든다. 여기서 부터는 즐기는 마인드로 달였다. 전날 많았던 미세먼지도 언제 그랬냐는듯 다 날라가서 공기도 너무 상쾌하고 좋았다.

그렇게 골~인!!


도착시간 22시간 32분, 목표보다 1시간 30분 일찍 뛰었다는 성취감에 취한다. 또 이런 멋진 대회를 만들어주신 대장님께 감사한다.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신기록을 세웠다며 칭찬해주시는 대장님의 말에 기분이 또 한번 좋아진다.

게다가 1등 상품 인스팅스 20L배낭까지 받았다. 너무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또 하나의 이벤트도 생겼다. (ㅋㅋㅋ) 나는 올해는 힘들고 내년에 22시간 깨기를 도전 해야겠다.

마지막으로, Thanks to 트레일런을 입문 시켜준 성권형님(쭈사모), 18, 19년 매일 아침 함께한 트레일런 스승 최덕규(적토마) 감독님, 회장님 부회장님 고문님 응원과 칭찬을 아낌없이 해주신 불도클럽 모두에게 영광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