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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영화 리뷰/2012년

도덕을 위한 철학 통조림 1 [매콤한 맛] (50)

 

도덕을 위한 철학 통조림 1 [매콤한 맛] (50)

도덕을 위한 철학 통조림 1 [매콤한 맛] (50)

 

 


[책의 마중물]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누구보다도 내 아이에게 철학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철학을 하는 사람으로서, 또한 청소년기의 딸아이를 둔 아빠로서, 청소년들에게 그리고 누구보다도 내 아이에게 철학하는 법을 가르쳐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 왔습니다. (중략) 하늘의 별들을 연결시켜 별자리를 그려 보고 갈 길을 찾아냈던 옛 선원들의 아름답고 지혜로운 항해법을 가르쳐 주고 싶어졌어요. 나는 그것이 철학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 책을 섰습니다. _ 철학통조림을 만들며


[저자 소개]

청소년을 위한 책을 쓴 저자 김용규.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튀빙겐 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서울 한가운데이지만 꽃나무, 과일나무들로 둘러싸인 벽돌집에서 궁금한 것이 유난히 많은 딸, 그리고 피아니스트인 아내와 함께 알콩달콩 살고 있다. 청소년들을 위한 지식 소설인 '알도와 떠도는 사원'과 '다니'(공저)를 썻고, 영화를 철학과 신학으로 해석한 '영화관 옆 철학카페', '데칼로그','타르코프스키는 이렇게 말했다'등을 펴냈다.


[저자의 주장, 의도 및 목적]

청소년들에게 철학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저자는 청소년들에게 철학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첨단 전자기기와 최신 정보 시스템을 사용하는 오늘날 젊은이들은 '깜깜한 어둠' 속에 놓여 있는 것이 아닌 너무나 많은 불빛들이 만들어 낸 '하얀 어둠' 속에 갇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욱 갈 길을 잃은 청소년들은 넘쳐나지만 단편적인 전문 지식들, 다양하지만 치우친 관점과 가치들, 감각적이지만 폭력적이기도 한 대중문화들 속에서 떠다니고 있다. 저자는 이런 청소년들이 나침판도 없이 밤바다를 항해하는 것같이 위험하게만 보인다고 걱정하고 있다. 저자는 이런 청소년들에게 '철학하기'란 나침판을 주려고 한다.  


[주제문 및 요점]

물음표와 느낌표를 자꾸만 주고받으면서 잘못된 상식을 깨뜨리는 일, 그것이 바로 철학이다.

우리가 막연히 알고 있는 어떤 상식적인 것을 의심하고 그것에 대해 질문과 응답을 주고받는 일, 그러니까 물음표와 느낌표를 자꾸만 주고받으면서 잘못된 상식을 깨뜨리는 일, 그것이 바로 철학이라고 한다. 특히 '도덕을 위한 철학 통조림1,2'에선 약속을 지겨야 하는 이유, 거짓말이 나쁜지에 대한 이유, 이기주의, 이타주의, 공리주의, 결정론과 자유의지에 대해서(이상1권), 끝이 좋으면 다 좋은가(실용주의), 삶의 의미와 사랑에 대하여(실존 주의), 쾌락주의와, 행복에 관한 급진적 구성주의(이상2권)에 대하여 꼼꼼히 따져본다.


[주요 내용]

1. 약속은 왜 지켜야 하는가? (소크라테스, 몽테스키외)

이 장에선 도덕법칙에 대해 철학한다. 도덕 법칙이란 그때마다 주어진 바람직한 삶의 규칙으로, 도덕이란 인류가 오랜 세월을 두고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통해서 얻어 낸 바람직한 삶의 규칙이기 대문에 그때그때 마다 주어진 도덕 법칙을 지키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언제나 충분히 생각한 끝에 최선이라고 여겨지는 로고스(도덕 법칙) 외에는 어떠한 마음속의 의견에도 따르지 않기 때문일세."라고 말하며 죽음을 택한 소크라테스, 테레사 수녀, 프랑스의 계몽사상가인 몽테스키외의 책'페르시아 인의 편지'의 아라비아 트로글로다이트라고 하는 부족의 이야기를 통해 도덕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또 윤리학적 이기주의(또는 심리학적 이기주의 : 도덕적인 일을 함으로써 심리학적 행복을 추구하는 행위 )와 보통의 이기주의의 차이점을 알려준다.

2. 거짓말은 왜 나쁜가?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게로, 임마누엘 칸트)

이 장에선 거짓말은 언제나 나쁜지에 대해 철학한다. (피네칸의 문제)선의의 거짓말이 나쁜가? 라는 질문에서 통해 칸트의 사상을 설명한다. 칸트는 모든 도덕 법칙이라는 것은 어떠한 조건이 붙은 '가언 명령', 즉 "만일 ~하려거든 ~하라."와 같은 명령이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오직 아무 조건도 붙지 않는 '정언 명령', 곧 "무조건 ~하라."와 같이 절대적인 명령이어야 한다고 했다. 즉,거짓말이 나쁜것인지 판단 하려고 할 때 어떤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따져봐야 할것은 '사람을 구하는 것이 선한 행위냐 아니냐?'가 아닌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것이 올바른 행위냐 아니냐'라는 것이다. 이런 칸트의 '어떤 경우에도 예외를 인정하면 안돼'라는 식의 사상은 너무 이상적이어서 현실적이지 못 한 점이 있다. 그래서 실천적 원리도 함께 내놓았는데 그것을 '순수 실천이성의 원칙'(또는 보편화 원리라고 함)이라고 한다. 바로 "한 사람에게 옳은 (또른 그른) 것은 모든 사람에게 옳다. (또는 그르다)"라는 원칙을 말한다. 즉 우리가 도덕적이지 못 한 행동 또는 도덕적인 행동을 할 때 만일 모든 사람들이 같은 행동을 하면 어떨지 생각해 보라는 원칙이다. 결국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라는 것인데 이 정언명령은 이상적인 교훈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지키지 않으면 안 될 현실적 규칙이라는 거다. 그러나 이런 사상에 대해 로마시대의 철학자 키게로는 '의무론'이라는 책에서 첫째, 자신에게 극단적인 불이익이 돌아올 경우, 둘째, 상대방에게 역시 극단적인 불이익이 될 때, 셋째, 약속이 사기나 폭력으로 맺어졌을 경우, 넷째, 상대방이 불성실한 경우에 약속을 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사상 역시 이런 예외를 조심스럽게 허용하지 않는다면 칸트가 염려한 것처럼 예외들이 점점 늘어나 법칙 자체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키게로가 정한 것처럼 모든 예외에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3. 이기주의는 과연 나쁜가? (아리스토텔레스, 프리드리히 니체)

이 장에선 이기주의가 왜 나쁜지에 대하여 철학한다. 이 장에선 홉스와 칼뱅의 이기주의를 부정하는 사상과(※홉스는 인간이 서로서로 맞붙어 싸우는 전쟁 상태에서 비참하고 험악한 짐승 같은 삶을 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이기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대표작인'리바이던'에서 이러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막기 위해서는 강력한 국가 권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인간이야 말로 강한 인간이라고 주장하는 니체의 사상,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을 하더라도 그건 결국 사회 전체의 이익이 된다는 아담 스미스의 사상 처럼 '당당한'이기주의 자들을 소개한다. 그리고 이타주의가 '가장된 이기주의'라고 하는 하버드 대학의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사회 생물학 : 새로운 종합"이란 책에 대하여도 나오는데, 이 책에는 다양한 생물의 이야기를 통해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도 결국은 자신의 유전자가 후세에 전해질 수 있도록 하는 보장 장치의 일종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비슷한 주장으로 리처드 도킨스의 책 '이기적 유전자', '확장된 표현형'등으로 이기주의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전혀 나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생존과 번식 그리고 문명의 진화를 이끌어가는 긍정적인 힘이라는 거다.

결론적으로 이기주의는 과연 나쁜지에 대하여 누구의 주장이 옳은가에 생각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바로 '자기사랑'과 '이기심'을 구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그리스 신화에서 등장하는 나르시스는 너무나 아름다운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다가 결국 죽었다. 이 행동은 자기만을 사랑하는 대상으로 삼고, 그것에 도취한 심리 상태(나르시즘)인데 그는 다른 사람을 사랑할 줄 몰라 다른 여성에게 상처를 주었고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에게 벌을 받아 죽었다. 이 행동을 과연 자기사랑이라고 볼 수 있을까? 아니다 이것은 이기심이다. 우리는 이 차이에서 자기사랑과 이기심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다. 만일 인간에게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거친 자연 환경이나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이와는 달리, 이기심이란 자기만을 사랑하고 다른 사람들을 전혀 사랑하지 않는 마음이다. 바로 이것이 문제이다. 간단히 말하면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나쁘지 않지만, '자기만을 사랑하는 마음'은 나쁘다는 말이다. 이기심은 비정상적인 자기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일찍히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이기심과 자기사랑을 그의 책 '정치학'에서 설명했다. "자기사랑은 우리가 자연적으로 가지게 되는 것이며, 따라서 공연히 생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기심은 인색한 사람에게 돈에 대해 가지는 애착심같이, 정상적인 자기사랑이 아니다." 즉, 아리스토텔레스도 이기심을 비정상적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또다른 예 마이더스왕, 돈에 대한 탐욕에 눈이 어두워져 (비정상적 자기사랑) 자신까지 금이되어 모든것을 잃은 이야기)

이 장의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이기주의는 그르다. 왜냐하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마저도 사랑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자기사랑은 올바르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기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도 사랑하게 하는 바탕이니까!

4. 착한 사람이 손해 보지 않을 방법은 없나? (피어 싱어)

이 장에선 착한 사람이 손해 보지 않는 방법에 대해 철학한다. 즉 건전한 이타주의는 가능한지 따져 보는 것인데, 메릴 플러드가 내놓은 '죄수 딜레마'가 나온다. 딜레마란 상대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 다음, 그가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불리한 결론에 다다르게 해서 상대를 곤란에 몰아 넣는 문제를 말하는데 이런 상황에 놓일 때 '팃 포 탯'전략을 사용하라고 한다. 이 전략은 바로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함무라비 법전에 나오는 이야기와 비슷하다. 만약 이런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착한 사람의 이타주의가 아닌 어수룩한 사람의 불건전한 이타주의가 되어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 결과를 낳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호주의 실천 윤리학자 피어 싱어는 그의 책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에서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킨 까닭이 '팃 포 탯'을 지키지 않았기 떄문이라고 주장한다.

도덕적 이상사회를 위해서는 '무조건적으로 사랑하고 용서하라'는 순수한 박애주의는 '팃 포 탯' 같은 '정의의 원칙'에 의해서 보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어수룩한 사람'들을 만드는 순수한 이타주의나 '다른 뺨을 대 주는 일'을 권하는 종교적 박애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보완한 '건전한 이타주의'라고 할 수 있다. 성경에서도 예수님이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고 말했는데 현실적으로는 이런 역지사지의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철학에서는 이러한 '건전한 이타주의'를 보통 '호혜성'이라고 부르는데, "서로에게 이익이 되도록 혜택을 배푼다."라는 뜻이다. 때문에 일방적으로 용서하고 사랑해 주는 것은 도덕적 교훈이 아니다.

정리하면 첫째,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이타주의는 우리가 손해를 보면서도 어쩌지 못해 할 수 없이 지켜야 하는 종교적, 윤리적 교훈에 불과한 것이아니다. 둘째, 이타주의는 실제로 개인이나 사회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 셋째, 하지만 비열한 이기주의자들을 만날 때는 그들이 승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받은 대로 되돌려 준다."는 전략, 곧 '팃 포 탯 전략'을 써야 한다.

( 기독교인으로서의 내 생각. 예수님의 말한 다른 뺨을 내주는 일의 종교적 박애주의를 있는 그대로만 보면 안된다. 이것은 '비유'이기 떄문이다. 표면적으로 다른사람에게 당하고만 살라고 보일 수 있겠지만, 실은 다른 사람에게 당한대로 돌려주라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당해도 최대한 인내하고 그를 옳바른 길로 들어서게 기도하고 인도하라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타주의'와 '어수룩한 이타주의'가 구분되듯이 성경에서의 '박애주의'와 '어수룩한 박애주의'도 구분되어야 된다는 생각이다.)

5. 아홉 사람을 위해 한 사람이 희생해도 좋은가 : 공리주의 (제레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한나 아렌트)

이 장에서 공리주의의 위험성에 대하여 철학한다. 철학자 제레미 벤담에겐 행복이란 물질적 이익이나 편안함이다. 그래서 그의 생각으로는 범죄자나 극빈자가 철저한 감시 시설에서 자유롭지는 않다고 해도 더욱 안전하고 보다 배불리 먹는다면 행복한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공리주의자들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추구하는 '공리의 원칙'에는 이미 '공정의 원리'도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공리주의가 다수의 선량하고 부유한 사람들뿐 아니라, 소수의 범죄자와 극빈자들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주장을 보고 다수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테레사 수녀와 같은)을 생각 하며 자칫 다른 사람에게도 강요 할 수 있는데 그 희생은 자발적이어야하고, 자기사랑이 포함되며 자신과 다른 사람 모두가 행복해 질 때 비로소 올바른 행위라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된다.

그러나 더 따져보아야 할 문제가 있다. 바로 다수를 위하여 소수를 희생하는 행위가 희생자가 자발적이고 자기사랑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희생을 통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진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는지 않은지 따져봐야 되는 것이다. 공리주의의 문제점들을 연구해 온 맹체스터 태학의 존 해리스 교수가 쓴 '폭력과 책임'이라는 책에서 나오는 실험을 보면 '서바이벌 로터리'라는 제도가 나온다. 이것은 제비뽑기에 의해 선택된 건강한 한 사람이 신체 기관을 필요한 여러 사람에게 이식하여 그 사람들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게 하는 제도인데, 이때 제비뽑기에 의해 선택된 사람은 희생하는 것이 되지만, 그는 자신의 희생을 최고의 도덕성으로 알게끔 교육받았기 때문에, 이 숭고한 일을 위하여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이별을 고한 다음 자랑스럽고 행복하게 죽음을 맞는다. 가상이지만 정말로 이런 경우가 있다고 하면, 이런 사회가 정말로 이상적인 사회인가 하는 것이다. 해리스 교수는 '서바이벌 로터리'의 '치명적 결점'을 다음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째는 이 제도를 실행하면 할수록 건강한 사람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고, 둘째는 이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필요하면 언제나 건강한 기관으로 교체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을 해치는 불건전한 행동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술 담배나 마약같이 건강에 해로운 것들을 절제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사회는 점점 건강을 잃어 언젠간 결국은 망할 것이라는 것이다. 즉 '서바이벌 로터리'제도의 가장 큰 단점은 제비뽑기에 선택된 사람의 희생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명 잘못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최고의 도덕성으로 알게끔 교육시킨 데에 있다. 국가가 선전과 교육으로 세뇌시켜 희생자들을 사회적 목적에 이용한 것인데 이런 일은 이미 독일, 일본등 전체주의 국가들이 그런 방식으로 국민들을 이용한 실례가 있다.

한나 아렌트라는 독일의 여성 정치철학자는 그의 책'전체주의의 기원'에서, 전체주의의 근본적인 성질은 인간에게서 인간성을 완전히 약탈하고 전체만이 있을뿐 개인은 쓸모없다는 것을 증명함으로써, 개인의 중요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희생시키는 태도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므로 공리주의의 '공리의 원칙'이나 민주주의의 '다수결의 원칙'도 개인의 중요성을 무시하고 인간성을 약탈할 경우에는 얼마든지 전체주의로 빠질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공리주의가 가진 위험성 때문에 우리들은 지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 중에 전체주의적 위험이 깔려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고 경계해야 한다.

6. IQ는 타고나는가, 길러지는가 : 결정론, 무엇이 문제인가? (알랭,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

이 장에선 결정론이 무엇이 문제인지 철학한다. 우선 IQ에 관한 답은 이렇다. IQ는 타고나기도 하고 길러지기도 하는 것이다. 바로 인간은 타고난 본성과 자라난 환경 모두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동물과 식물도 마찬가지) 그러나 유전자(본성)가 타고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결정론자들 혹은 그 반대인 환경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자들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IQ, 성격, 재능 등, 인간의 본성은 태어날 때부터 신체 구조, 호르몬 또는 유전자에 의해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주장을 '생물학적 결정론'이라고 한다. 이와는 반대로 인간의 본성은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하얀 종이'와 같고, 오직 환경에 의해서 결정된다는 주장을 '환경 결정론' 또는 '문화 결정론'이라고 한다. 그러면 왜 이런 결정론자들이 있으며 무엇이 문제일까?

이 두 가지 입장들에 배후에는 모두 각각의 입장을 지지하고 널리 퍼뜨리려는 사회적 또는 정치적 이유들이 있다. 우선 생물학적 결정론부터 말하자면, 이 이론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 인간의 본성은 절대로 바꿀 수 없다."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내세우며 인종 차별, 성 차별, 계급 차별을 정당한 것으로 만든다. 예를 들면 맥그리거 앨런의 "여성의 두개골 유형은 많은 점에서 유아의 그것과 가깝고, 비천한 인종들의 그것과는 더욱 접근해 있다."라고 주장한것 이 있다. 이러한 주장은 1980년대 최근에도 이용되기도 했는데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정부와 로널드 레이건 정부는 하버드 대학 교수인 윌슨의 '사회생물학'이나, 영국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에 나타난 '생물학적 결정론'을 내세우며, 이를 다시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극단적인 환경 결정론자들은 인간의 타고난 본능의 영향을 무시하고, 모든 행위의 원인을 환경적, 문화적 요소에서만 찾는다. 예를 들자면 애슐리 몬터규라는 학자는 "인간인 것은 본능이 없기 때문이고, 그가 문화로부터, 환경의 인공적인 부분으로부터, 다른 인간들로부터 학습하고 획득한 것이 그의 모든 존재와 소유를 이루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또 스페인의 철학자 호세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인간에게 본성이란 없다. 그가 가진 것은 역사뿐이다."라면서 극단적인 환경 결정론적 입장을 취했다. 대게 진보주의자들이 이러한 '환경 결정론'을 좋아하는데 이들은 주로 인종 차별과 성 차별, 빈부 및 계급 차별 등을 없앨 것을 주장한다. 그러나 극단적 환경 결정론자들은 예를 들어 "범죄자는 단지 사회적 희생자에 불과하다."라고 보는 지나친 면이 있다. 환경 결정론의 폐해를 심각하게 고발한 스티븐 핑거의 '빈 서판'이라는 책에 보면, 가령 여학생이 동아리 파티에서 술을 마셨다면 남학생의 방까지 따라 들어갈 정도로 방심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한다. 왜냐하면 좋은 교육을 받은 남성들의 본성 안에도 성폭력을 할 수 있는 요소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남성들을 모두 예비적 성폭력 범죄자로 보아서는 안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남성들에게 성폭력을 당한 여성들은 "먼저 유혹했다."라는 억울한 누명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타고난 본성은 없다. 있다면 그것은 환경에 의해서 길러진 것뿐이다."라는 환경 결정론을 극단적으로 밀고 나가면, 이런 위험들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위의 내용을 보았을 때 유전과 환경 어느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느냐라는 물음은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환경이 유전보다 덜 영향을 미친다고 해도 우리가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은 환경뿐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자기 자신의 운명을 바꿀 수 없는 단 한가지 경우가 있다면, 그것은 오직 스스로 그것들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인정할 때뿐이다. 청마 유치환선생의 시에 "운명이란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진실로 피할 수 있는 것을 피하지 않음이 운명이니라."라는 구절이 바로 이것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린 어떤 결정론에도 굴복하지 않고 오히려 모든 결정론들에 대해 당당히 맞서서 자신과 자신이 살아가는 사회를 조금씩이나마 올바르게 만들어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생각나누기]

나에게 철학하는 법을 알려준 책

이번 호는 다른 요약보다 조금 길게, 아니 매우 길게 주요 내용을 정리 해보았다. 그 이유는 바로 책의 내용이 알기 쉬웠기 떄문이다. 위의 내용이 많은 만큼 이 책에서 나는 철학하는 법을 배웠고 철학적 지식을 얻었다. 우선 1장에서 도덕 필요성에 대하여, 그리고 칸트와 키게로의 거짓말이 나쁜가에 대한 사고, 그리고 도덕적인 건전한 이기주의와 이타주의가 무엇인지, 공리주의와 결정론의 문제에 대하여 철학해 보았다. 사실 난 마이클 샌델의 저서'정의란 무엇인가'를 통하여 처음으로 윤리학과 철학에 입문하게 되었다. 그러나 처음 윤리학과 철학에 입문하게 된 만큼 쉽게, 깊이 그의 철학 강의에 집중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책'도덕을 위한 철학 통조림'은 13~18세 청소년 들을 위하여 쓰인 만큼 나의 철학적 지식을 그 어떤 도서보다 재미있게 알려준 것 같다. 무엇보다 딸과 아버지의 대화 형식으로 내용이 진행되는 것이 마음에 든다. 여태까지 읽은 책 중 '소피의 세계'도 매우 좋았지만 뭔가 우리나라 책이 아니라서 그런지 읽기 어려웠던 점도 있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물론 다른 철학 도서를 읽고 나서야 이 도서를 접했기 때문에 더욱 내용이 쉽게 느껴졋을 수도 있겠지만, 책 머릿말 에서 말한 것 처럼  깜깜한 어둠이 아닌 너무나 많은 전문적 지식 속의 하얀 어둠 속에 가두어진 나의 철학이 조금 더 제대로 정리되어진 듯 하다.

그러나 단 하나. 제4장의 이타주의에 관한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은 다르다. 위에서 이미 파란색 글 씨로 생각을 덧붙여 놓았는데, 저자는 현실에서 '다른 뺨을 내 놓는' 박애주의는 도덕적이지 못하다는 뉘앙스를 주었는데 그 생각에 반대한다. 이유인 즉 성서에 있는 '다른 뺨을 내 놓는' 박애주의도 건전한 박애주의와 어리숙한 박애주의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남에게 꼭 똑같이 보복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건전한 박애주의를 사용함으로서 인내하고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자가 능력있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남에게 당하고 또 당하더라도 내 힘만은 다른 사람보다 강하다면 히틀러가 전쟁을 일으키는 일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교적인 면에서 볼 때 남을 위해서 인내하면 그 만한 힘을 하나님이 주시기 때문에 악이 승리할 일은 없다는 것에 있다. 물론 믿음이 없다면 이루어지지 않는 일이고 니체가 말하는 것처럼 신이 죽었다면 이런 힘없는 박애주의는 어리숙한 이타주의일 테지만 말이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이 살아계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