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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복여행기/사천, 중경, 귀주, 운남 서장

만만디(慢慢的)의 도시 귀양 여행기

만만디(慢慢的)의 도시 귀양 여행기 ▲ 귀주의 상징, 갑수루 앞에서

만만디(慢慢的)의 도시 귀양(贵阳) 여행기

 

 

만만디(慢慢的), 한국어로는 천천히 천천히라는 뜻으로 급속한 경제발달로 인한 경쟁사회로 변한 중국에서 이미 그다지 통하지 않는 말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아직도 만만디가 통하는 도시가 있으니 바로 귀주(贵州)의 소재지 귀양(贵阳)이다.

 

중국 동 남부에 위치한 귀주(贵州), 한국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둘째치고 중국에서도 가장 못 사는 곳으로 악명 높은 곳이다. 매년 춘절이면 귀주성의 시골에 사는 가족과 떨어져 살고 있는 가난한 아이들이 방영되고 있고, 가끔씩 여행자들이 귀주의 산 속을 홀로 돌아다니다 조난을 당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이런 귀주성의 성 소재지 귀양에 처음 도착하자마자 느낀 감정은 만만디(慢慢的), 기차에서 내릴 때부터 천천히 천천히 급할 것 없다는 듯이 움직이는 귀양의 시민들, 마치 10~20년 전 중국으로 돌아간듯한 기분이 들었다.


▲ 귀주성 박물관, 개관하자마자 들어가 보았다.

 

귀주성 박물관(贵州省博物馆)

 

한 성을 가장 간편하게 이해하려면 그 곳의 성급(省级) 박물관을 가라!”이것이 나의 오랜 중국여행 생활 중 얻은 노하우다. 역시 만만디의 귀주와 귀양을 배우러 박물관을 찾았다. 박물관은 기차역 주변에서 버스를 타고 한번에 갈 수 있으며 막령산(黔灵山 치엔링산)공원에서도 가깝다.

 





▲ 1층에선 다양한 귀주의 특산품을 팔고 있다.


만만디(慢慢的)의 도시 귀양 여행기

 

박물관은 1, 2층으로 나뉘어 있었다. 1층에는 특별전시실로 귀주의 특산품들을 전시&판매하고 있었고 2층에는 주요 전시실이다. 구이저우 성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들과 예술작품들, 선사시대 유적부터 중세와 항일전쟁 시기까지 거의 모든 시대에 관한 유물들을 다뤘다. 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에 사용됐던 돌도끼와 돌칼, 토기 등을 비롯해 중세시대에 사용된 태피스트리, 나무 조각 등이 전시돼 있다. 운남성 다음으로 소수민족이 가장 많은 귀주인 만큼 전시실엔 소수민족에 관한 자세한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흥미로웠다.

 



▲ 귀주의 기석(奇石)



▲ 귀주에서 출토된 독특한 모양의 문물


▲ 소의 뿔로 만든 컵이란다.


▲ 귀주에 살고 있는 묘족의 전통복장



▲ 지난 귀주성 안순 천룡둔보편에서 소개한바 있는 띠시(地戏)에서 쓰는 탈

 

귀양(贵阳)의 상징

갑수루(甲秀楼)

 

갑수루의 원래 이름은 래봉각(来凤阁), 귀양시 중심에 있는 명나라 때 지어진 누각으로 청나라 때 여러 번 복원되었으며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미 황학루, 등왕각, 악양루등 중국의 3대 명루를 비롯한 여러 누각들을 구경한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10대 누각 중 하나라는 갑수루에는 그리 큰 기대를 갖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왠걸? 귀양을 흐르는 남명하(南明河)사이에 크기도 작지도 않게 자신만의 멋을 뽐내며 지어져 있는 갑수로는 여행 중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가기에 딱 알맞은 매력적인 곳이었다. 과연 갑()이라 칭할만하다.

 


만만디(慢慢的)의 도시 귀양 여행기 ▲ 갑수로로 들어가는 길


▲ 갑수로

 

화창한 오전에 어느 유치원에서 소풍을 나왔는지 어린이들이 모여서 하얀 도화지에 갑수루의 모습을 따라 그리고 있었다. 아이들의 동심에는 갑수루의 모습이 다양하게 보이는가 보다. 고사리만한 손에 그려지는 여러 모습의 갑수루, 그리고 그 위에 떠다니는 표정 있는 구름과 태양을 보고 있노라니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 귀여운 귀양시의 유치원생 아이들~


▲ 고사리같은 손으로 그린 갑수로





만만디(慢慢的)의 도시 귀양 여행기



 

귀주 민족박물관(民族博物馆)

 

기차역에서 도보로도 가까운 위치에 있는 곳에는 귀주 박물관이 있다. 그 앞에는 마오쩌뚱(毛泽东)의 동상과 커다란 광장이 있으며 귀주에서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 필연적으로 지나치게 될 정도로 가장 중심지에 있는 곳이기도 하다. 사실 민족박물관이나, 민속박물관들은 사회주의적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으로 다양한 민족을 정신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지어졌단 느낌이 들게 하는 곳이다. 들어갈 때부터 슬리퍼 착용금지, 모자 착용금지 등 복장에 관련한 제제가 있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이런 곳에도 한번 들려보는 것도 중국과 귀주, 귀양을 중화인민공화국의 시선으로 이해하는 재미난 기회가 되리라.

 


▲ 귀주성 민족박물관, 앞에는 모택동 동상이 있다.



 

귀양의 시민과 가까워 질 수 있는 두 공원

 

하빈(河滨)공원과 막령산(黔灵山 치엔링산)공원은 귀양의 유명한 명소이다. 도시를 여행하면서 공원 들러보는 것 만큼 시민들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좋은 장소는 없으리라.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기차역에서 비교적 가까운 하빈공원을, 비교적 시간이 있다면 막령산(黔灵山 치엔링산)공원을 추천한다. 막령산은 예로부터 귀주의 정신적인 장소로 홍복사(弘福寺)라는 절과 함께 여러 명소가 있으며, 야생원숭이를 비롯한 여러 동물들이 살고 있단다.

 


만만디(慢慢的)의 도시 귀양 여행기 ▲ 하빈공원



▲ 집이 불나 노래로 학비를 구걸하고 있는 귀양의 한 소녀



▲ 귀주 막령산 공원


 

바삭한 고명 맛이 일품인

추이샤오미엔(绍面)

 

추이샤오미엔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삭( 추이) 식감의 고명이 얹어있는 매콤한 면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음식, 대게 단단면(担担面), 자장면(炸酱面)등만 한국에 알려져 있는데 이렇게 맛나는 음식이 한국에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사천, 귀주 길거리나 면요리 전문 가게에서 자주 있으며 가격은 6~12위안정도로 저렴한 편이다.

 

 



만만디(慢慢的)의 도시 귀양 여행기 ▲ 추이샤오미엔 6위안, 바삭한 고명의 맛이 일품